"형이 잔디 깔아줄게"…진보 텃밭서 이변 일으킨 김재섭

입력 2024-04-11 15:05   수정 2024-04-11 15:13



진보 정당 텃밭 도봉구 갑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자(36)가 깜짝 승리하며 22대 총선 최대의 이변이 됐다. 산업화 세대와 MZ세대를 동시에 공략한 전략이 그 비결이라는 평가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도봉갑은 1992년 이후 신지호 한나라당 전 의원(18대 총선)을 제외하면 한 번도 보수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보수 정당의 험지로 분류된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아내 인재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15~17대, 19~21대 총선에서 이곳에서 당선됐다.

정치권에서는 고령층과 청년을 동시에 공략한 '투트랙 전략'을 김 당선자의 승리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에서 장년층이 주로 사용하는 페이스북과 젊은 층이 애용하는 인스타그램의 콘텐츠를 따로 만들어 유통한 게 대표적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치인들은 콘텐츠 하나를 만들어 여러 SNS에 뿌리는게 일반적이지만 SNS 사용자층을 정확히 나눠 다른 문법을 구사한 차별화된 행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3대째 도봉구 주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역 토박이들의 정서를 자극했다. 페이스북에는 지역 경로당을 방문하거나 노년층 유권자들에게 90도로 인사하는 사진을 올렸다. 도봉구에 무연고로 전략공천된 안귀령 민주당 후보와 대비를 이뤄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반면 인스타그램에서는 MZ세대를 겨냥한 가벼운 콘텐츠로 승부를 봤다. 언론 인터뷰, 지역별 공약 등 페이스북에 올린 딱딱한 콘텐츠들보다는 '떡볶이 번개' '헬스장 인증' 등 젊은 유권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를 내세웠다.

구 내 학교 운동장에 잔디를 깔아준다는 '잔디 공약'은 MZ세대를 겨냥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김 당선자는 "형 국회의원 당선되면 학교 학교에 잔디 깔아준다. 엄마 아빠 삼촌 이모 형 누나 친구 동생한테 전부 2번 김재섭 뽑자 하자"라며 입소문을 냈고 학생들은 이를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김 당선자 인스타그램 팔로워 중 3000여명이 초중고생일 정도다.

김 당선자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잔디 공약은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원한 '상향식' 공약이었다"라며 "젊은 세대를 위해 고민을 하다보니 부모 세대에게 소구력있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같다"라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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